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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촌(周村)한진호 시인의 첫시집『몽돌의 노래』작품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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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영
- 2017-07-13
- 조회수 567
주촌(周村)한진호 시인의 첫시집『몽돌의 노래』작품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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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생체험 서정적 언어의 진솔한 압축 메타포 미학(美學)
김 우 영(작가․중부대 한국어학과 문학박사)
□ 앞 세우는 시
함박눈이
사뿐사뿐 내리던 어느 날
숭인동 골목길에서
동대문 버스정류장 사이를
오가기를 여러번
우리는 말없이 대화 나누며
그냥 묵묵히 걸었답니다
팔짱도 못 끼고 그냥 걸었지요
고요히 밤하늘
달빛 흐르던 어느 날 밤
새벽녘 들려오든 멜로디
누구를 위한 목소리였을까요
건너 방
잠 못 이루는 정아의 트랜지스터는
새벽 내내 울었답니다.
‘푸치니’의 ‘별은 빛나건만’
그 애절한 울음소리는
못다한 사랑의 멜로디,
아니 행복의 환타지였습니다.
그러나
정녕 나는
멍멍한 가슴만 태우는
벙어리가 되었나니…(中略)
아 아!
지금은 아련히
가슴만 저려옵니다
‘첫사랑’이란 표찰로
내 가슴에 낙인된 체…
- 한진호 시인의 한국문단 등단 작품 ‘잊혀진 연정’ 一部
1. 한진호 센터장님과 만난 글로벌 무대 인연의 강물
지난 2013년 어느 날 직장으로 대전중구다문화교회 임주성 목사님이 필리핀 이주여성과 함께 찾아오셨다.
“작가님, 그간 신문 등에서 한국어 연재하시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우리 ‘대전중구다문화교회 다문화센터 한국어교실’을 운영하려는데 오셔서 외국인 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실 수 있을까요?”
낯모르는 분의 방문과 함께 첫 질문이었지만, 한국어는 늘 연구하는 전문분야라서 가볍게 대답을 했다.
“아? 그래요. 가능합니다. 다만, 일정과 교육환경이 갖추어진다면요?”
그러자 목사님은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좋습니다. 무엇이든 작가님이 말씀하시면 준비를 하겠으니 부탁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글로벌 무대 인연의 강물이 시작되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대전중구다문화교회 다문화센터 한국어교실’에서 대전으로 이주해온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교실‘을 운영했다.
이때 같이 만난 분이 바로 ‘한진호 센터장님’이다. 당시는 대전중구다문화교회 다문화센터를 맡아 한국어교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대전중구다문화교회 다문화센터 한국어교실에서 자주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한진호 센터장님은 약국을 경영하며 대한약사문인협회 회원으로 전국적으로 문학활동을 하고 계셨다.
센터장님은 매주 운영하는 한국어교실이 끝나는 밤늦은 시간까지 옆에서 도와주셨다. 낮에 약국 근무를 하시고 피곤할 터인데도 밤늦은 시간 옆에서 꾸벅꾸먹 졸면서 기다리셨다.
그러다 강의가 끝나면 1층에 있는 식당에 내려가 둘이서 막걸리를 마셨다. 둘이는 한국어교실 운영과 문학이야기로 밤늦도록 대화를 나누곤 했다. 어떤 날은 밤이 늦어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잡아주었다. 또 더러는 자신의 승용차로 집에까지 데려다 주곤 했다. 참으로 가슴 따스한 그런 분이었다.
2. 고향마을 이름 딴 주촌(周村)은 한진호 시인을 만든 시원(始原)
한진호 시인의 아호는 주촌(周村)이다. 주촌이라는 어원은 한진호 시인의 고향 충남 보령시 주포면(周浦面) 주(周)자와 마을촌(村)자를 합성하여 붙인 이름이다. 문법적으로 두루주(周)는 부사이다. 즉, 빠짐없이 골고루 자연과 인생을 포용하며 충남 보령 대천앞바다처럼 두루 함께 살아가자는 뜻이란다.
누구한테나 고향은 남다르겠지만 주촌한테는 고향은 선산에서부터 부모님의 온화한 정, 특히 시 속에 많이 등장하는 자애스런 어머니요, 모태신념(母胎信念)이 가득한 고장이다. 이런 모태의 시원(始原)이 주촌을 시인으로 만드는 샘물의 원천이 되었다는 측면에서 각별하다.
충남 보령은 북쪽은 홍성군과, 동쪽은 오서산·스무티 고개를 경계로 하고 청양군과 부여군을 마주하고 있는 고장이다. 남쪽은 장태산이 있고 서천군이 있으며, 서쪽은 서해 대천앞바다 건너 태안군 안면읍과 고남면에 접해 있다.
그리고 주촌이 태어난 마을 주포면(周浦面)은 북쪽으로 오천면(鰲面)이 있고, 동쪽은 청라면(靑蘿面), 동남쪽으로 대관동(大冠洞)·원동(元 洞)을 접하고, 서쪽으로는 서해바다를 보고 있는 안온하고 평화스런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