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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명 시 /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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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명
- 2017-05-24
- 조회수 505

옥수수
조남명
갈색머리 늘어뜨린 다 큰 것을
날도 더운데 하루 종일 업고 섰는 것이 딱하여
모대에서 떼어다가 식탁에 뉘여 놓았더니
먹을 만하게 익었는지 구미가 당긴다
겉에 입은 초록색 두꺼운 웃옷을 벗긴다
허니, 연초록색 속옷을 속에 또 입었다
비칠 듯 말 듯 속옷을 보는 순간 마음이 설레인다
그 옷 한 겹을 더 벗겨내니
미색 얇디얇은 부드러운 속옷 속으로
옥 같은 속살이 어렴풋이 비쳐 보인다
마지막 한 겹을 홀딱 벗겨보면 어떨까
남은 부드러운 속옷을 조심스레 벗긴다
백옥 같은 나체가 눈에 가지런히 들어온다
다 본 순간
뛰던 가슴이 진정이 되고 말았다
너무도 볼륨 없이 똑같이 들어박힌 그 모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