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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명 시 / 명자꽃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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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명
- 2017-05-24
- 조회수 386



명자꽃에게
조남명
담벼락 아래 다소곳이
진붉게도 피어
촉촉한 눈 못 올려 뜨고
수줍게 서있는 명자꽃, 너
아직도 부끄러워
잎새 사이 숨어 얼굴 못 드는
청초하고 곱디고운
속 붉은 것, 명자야
어린 너를 심어놓고 기다림에
첫 꽃물 터져
처음으로 네 속옷이 붉게 젖었을 때
어찌할 줄 몰라 하던 네 모습도,
도톰했던 너의 붉은 입술도
지금도 그대로구나
세상에 무슨 꽃이
너보다는 더 붉을 수 없는 上色에도
외로움의 아픔 참고
난체할 줄 모르는 겸손한
거기 있기엔 아까운 명자꽃
너 만한 꽃이 또 어디 있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