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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 조남명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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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명
- 2016-10-28
- 조회수 552

안개꽃
조남명
뒤에서 받치고
어울려만 준다
나타내려고도
난 체 할 줄도 모르고
너무 작아서 속상하다
그러나
속은 멀쩡하게 들어찼다
늘 다른 꽃의
배경만 되어
안개 속에 가려있는
얼굴 없는 서러운 이름이다
깊이 들여다보면
갖출 것 다 갖춘 작지만 큰 꽃이다
제대로 보는 이 없어도
오밀조밀 생긴
은은한 그리움 같은 너는
화려한 장미보다 더 아름답다
* 조남명 시인 3번째 시집 <세월을 다 쓰다가> 중에서